이번 여행의 마지막 1박을 앞둔 오늘.
'오니와 소토, 후쿠와 우치'라고 외치며 콩을 뿌린다는 세츠분 행사를 구경하고 오후에 체크인한 뒤로 호캉스를 하기로 계획해놓은 날.

체크아웃하기 전 묵었던 방을 사진으로 기록해봄.
연식이 좀 있어보이긴 하지만 깔끔한, 그리고 좁지는 않았던 객실이었다. 정원뷰가 예쁜 호텔. 봄에 오면 벚꽃이 만개한 정원뷰를 볼 수 있음.
호캉스는 묵었던 숙소 바로 옆에 붙어있는 곳에 라운지 사용가능한 객실로 예약해 놓음.

셔틀바스 타고 가서, 짐 맡겨놓으러 로비로 들어가는 길. 이 계열사 호텔은 모두 천고가 매우 높고 실내외 모두 공간을 넓게 써서 마음에 든다. 이게 4성인게 안 믿김..내 기준으론 서울의 5성 호텔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여튼 짐을 맡기고, 제미나이와 구글링을 통해 일단 센가쿠지로 가보고, 센가쿠지가 작아서 세츠분 행사를 안하면 근처의 세츠분으로 유명한 조조지로 가서 행사를 보기로 함. 왜 처음부터 큰 조조지에 안 가냐고 하냐면, 사람 몰리는데 가기는 싫어서...라는 홍대병스러운 이유.


47로닌이라는 영화로만 알고 있는, 하지만 그게 무엇인지 기억나지는 않는.ㅎㅎ 충성심이 강한 47낭인의 위패가 있는 절이라고.
절 분위기는 마음에 들었다. 평일 아침이어서 더 그런가, 사람도 거의 없고 고요함. 크지 않은 절 내부를 보고, 저들을 기리는 향 피워 놓은 곳도 가봤다가, 내려오는 길에 벚꽃...인 것 같은 꽃들이 조금씩 피는 것을 발견함. 이제 막 2월초인데 도쿄에는 벌써 벚꽃이 피는구나...



새로 산 카메라로 찍고 있으니 지나가던 사람들도 다들 사진을 찍고 가네.
새로 산 카메라는 돈값 못하게 초점방식이 콘트라스트 검출...정적인 피사체는 초점을 잡지만 움직이는 피사체는 잘 못잡는 방식...의 단점을 이 꽃을 찍으며 느낌. 아주 오랜만에 내 손으로 직접 초점을 맞춰가며 찍었는데, 찍는 재미가 있었다. 렌즈의 배경 날림과 색감이 마음에 든다.
여튼 이 곳은 마음에 들긴 했지만 세츠분 행사를 하지 않아서 근처의 세츠분을 크게 한다는 지하철을 타고 조조지로 이동.



역에 내리니,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인지 센가쿠지와는 다르게 걸어가는 사람들이 많이 보이기 시작함. 거대한 건축물이 점점 가까워지는 느낌이 신기했다. 새삼 도쿄에 놀러와있구나 체감이 됨. 공사중이라고 가려놓은 저 곳의 아래 통로를 지나가니 조조지가 뙇.


보다보니, 행사에 직접 참여하는 사람과 관람하는 사람을 구분해놓은 것 같았다. 타이밍 좋게 막 참여하는 사람들이 입장하기 직전에 들어와서, 선생님을 따라 들어오는 어린이들, 정치인/고위 공무원/후원사 관계자들인 것 같은 정장 빼입은 사람들, 시민들로 보이는 사람들이 참가자로 입장하는 걸 옆에서 구경함.
그러고 나서 저 단상 위에서 콩이 들어있을 것 같은 봉지를 사람들 받으라고 막 던짐.ㅎㅎㅎ



그러고 난 뒤, '오니'들이 들어오고 아까 입장한 어린이들이 들어와서 콩을 팍팍 뿌리는 것을 한참 함. 맞는 사람은 따갑겠다...싶었음.ㅎㅎ
춘분이 아주 오래된 절기이고 세츠분도 오래된 명절?일텐데 명절날에 공식적으로 큰 행사를 이렇게 아직 깨알같이 성대하게 준비해서 하는 분위기가 신기했다. 한국엔 이제 국가적으로 사람들이 모여서 하는 의식은 연말 타종행사 정도인 것 같은데...
이렇게 한팀이 행사를 치르고 다음팀이 입장해서 행사를 하는 듯했다...ㄷㄷ 계속 같은 걸 할 것 같아서, 나와서 가까이에 있는 프린스 호텔에 밥 먹으러 도보로 이동.




도쿄 타워 옆에 있는 프린스 타워 또한 내가 묵고 있는 호텔과 비슷하게 오래되었지만 깔끔한, 내가 좋아하는 분위기의 호텔이었다. 점심 뷔페가 세미뷔페 같은 느낌으로 종류가 많지 않는 뷔페로 저렴하게 운영되고 있어 맛나게 식사를 하고 숙소에 호캉스하러 복귀.




여기 라운지는 처음 와보는데...몇 년 전의 나였다면 많이 좋아했을 것 같은데 크게 감흥을 느끼지 못하는 스스로를 발견함. 낮의 티타임 시간에도 기계가 따라주는 아사히 생맥주를 마실수 있고 이런저런 다과류도 먹을수 있었다. 저녁시간엔 간단히 술 한두잔 한 뒤에 산책겸 술도 깰겸 전날 빅카메라에서 구경하다 숙소와서 생각해본 뒤 사기로 결정한 킨들 페이퍼화이트를 다시 가서 구입하고 돌아옴.
다음날엔 체크아웃한 뒤 시나가와 역과 붙어있는 쇼핑몰 구경하다 블루보틀에서 커피한잔하고...공항 라운지에서 또 맥주와 함께 점심을 먹고...비행기 타고 귀국.




이번 여행은 여행 자체의 즐거움도 있었지만 그보다도, 새로운 무언가를 해봐야겠다는 동기부여를 받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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